인터스텔라 감상 ├ 영화



추천 도서 : E=MC^2 10년도 전에 읽은 책이라 상대성 이론의 원리고 나발이고 다 까먹었는데도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이해되더라. 문과생이 추천합니다. (...읭???)
 

 다크나이트에서 크리스토퍼 놀란이 말하고자 한 주제는 인간찬가라고 생각한다. 클라이막스의 유람선 씬을 통해 결국 말하고자 한 것은 이 것이 아닐까. 배트맨의 아크애너미인 조커를 배트맨이 아닌 시민들이 꺾어버린 셈이니까. 그 뒤의 엔딩에서 배트맨의 선택도 이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보이고. 하지만 히어로 영화와 시리즈라는 한계때문에 이 주제가 가려진 면이 없잖아 있다.(나는 다크나이트 자체는 굉장히 좋아하지만,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은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스텔라는 놀란이 아무런 제약 없이 인간찬가란 주제를 펼쳐낸 작품이라고 본다. 인류가 전쟁? 등으로 대충 망한 디스토피아가 배경인데 무슨 말이냐고? 한국 포스터의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렇듯'이란 문구를 보자. 놀란은 인간을 무작정 선한 존재로 그려내지 않는다. 다크나이트 초반에서도 자경단이란 것들이 깝죽대고 나서고 조커 따라서 일 저지르는 애들도 득시글 하지 않았나.(애초에 여기 배경이 고담시티다.) 포인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다. 인터스텔라의 상황은 고담보다 조금 더 암울하다. 세계는 대충 망했고 내버려두면 확실히 망할 상황이며 그 와중에도 도움이 안되는 애들은 꼭 있다. 중반부터 무대는 우주로 옮겨지는데 그라비티에서 그려냈듯이 우주는 인간이 마음 편히 있을 장소는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서로를 위해 답을 찾아낸다. 늘 그랬듯이. 오프닝과 대비되는 엔딩의 여러 풍경은 이를 보여주는 장치이리라. 이런 아스팔트 돌 틈에서 피어난 꽃 한송이를 통해 놀란은 더 좋은 것을 이룰 수 있는 인간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이하 잡설 몇가지.

 놀란형제의 각본임을 감안하면 스토리의 선이 굉장히 얇게 나왔다. 메멘토나 인셉션 등에서 볼 수 있었던 드라마틱한 전개를 기대하면 꽤나 실망할듯. 스토리 전개 자체는 최소한도로 억제했다는 인상이다. 그리고 이렇게 스토리가 전면에서 내려오고 그 자리를우주로 채웠다. 스토리를 바쁘게 쫓아가던 전작들과 비교하면 느긋하게 화면을 감상한다는 느낌. 도입부도 그렇고 다큐멘터리를 상당부분 감안한 연출이 아닐까. 다만 이 양반 취미가 고약해서 쭉 느긋하게 볼 수는 없다. 연출 포인트를 어찌나 귀신같이 잡아내는지 중간중간 화면에 압도되곤 했다. 다만 이런 선이 얇은 스토리가 안맞는 사람은 영 재미없을 확률이 높다. 보기 전에 자기 취향을 한번 감안해보자. 

 감상 이전에는 소재가 같았던 그라비티와 비교도 재밌겠다 싶었는데, 그닥 연관지을 부분이 없었다. 하긴 지구에서 영화 찍는다고 다 같은 영화는 아니지. 그라비티가 일종의 자아성찰이었다면 인터스텔라는 인류에 대한 이야기니까 주제도 다르고. 다만 관객빨을 타는 것은 같다. 우주라는 배경을 나타내기 위해 무음이 몇번 나오는데 이 때 누가 떠들고 있으면 은근 빡친다. 가급적이면 이 때는 말을 아끼자.

 런닝타임은 170분. 수분섭취에 주의하자. 진짜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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