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어몽 어스 (The Wolf Among Us) 리뷰 ├ 게임 리뷰




구입처 : 스팀

가격 : $ 24.99

장르 : 어드벤처

플레이타임 : 8시간


 근래 어드벤처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는 두 회사를 꼽으라면 데포니아 시리즈의 대달릭과 워킹데드 시리즈의 텔테일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장르에 속해 있음에도 이 둘의 스타일은 제법 다른 편이다. 난제의 해법을 찾기위해 한참 고민하게 만드는 90년대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대달릭과 대화를 통한 진행에 강조를 두는 스타일을 밀고 있는 텔테일은 시에라와 루카스아츠 이상으로 다른 결과물을 내고 있다.

 이번에 리뷰할 울프 어몽 어스는 그 텔테일 게임즈가 2013년에 처음 출시하여 2014년에 마지막 에피소드가 올라온 게임이다. 원작은 버티고(vertigo)라는 DC 산하의 그래픽노블 회사에서 만든 페이블즈로, 동화세계에서 살던 백설공주, 개구리왕자, 피노키오 등등 갖은 동화에 나온 동화인들이 마왕의 침략을 피해 우리 세계의 뉴욕으로 피난오면서 이런 저런 일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시공사에서 우리말판을 내놓고 있다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이미 접해보셨으리라.


1.스토리

 대부분의 동화인들은 피난 과정에서 재산을 잃어버리거나 가족과 이별하는 등 많은 고생을 겪은데다 현실에서의 삶도 썩 괜찮다고 할 수 없는 탓에 정신건강이 위험한 수준이다. 덕분에 뉴욕에 망명한 동화시는 코딱지만하지만 매일같이 사건사고가 터지는 고담시티 뺨치는 동네가 되었다. 이 곳의 보안관인 빅비 울프는 폭력 사건을 해결하고 집에 돌아와 쉬던 찰나 잘려진 동화인의 목이 발견되었단 연락을 받는다. 빅비는 사건 조사를 하면서 이것이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닌 것을 알게 되고, 음지에 도사리고 있는 거대한 악에 다가가게 되는데...

 원작을 접해보지 않았기에 스토리를 어디까지 평가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었다. 엔하위키를 보니 워킹데드와 마찬가지로 원작이 있으나 원작에서는 다루지 않은 이야기이며, 원작 시작시점의 약간 앞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모양이다. 캐릭터는 원작과 동일한 캐릭터지만 해석상의 차이인지 행동 등에서 약간 다른 맛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캐릭터와 배경 설정은 가급적 논외로 하고 극에서 다루는 이야기만 살펴 보는 것이 좋을듯 하다.

 장르를 따지자면 형사물과 느와르의 혼합. 잔혹함과 선전성, 삭막함이 부각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술에 쩔어 난동부리는 나무꾼, 생계를 유지하려 몸을 파는 동화의 주인공, 은근슬적 불법을 저지르고 있지만 그런것보다 자기 재산이나 지켜달라는 개구리 집주인을 처음부터 보여주며 이 동네의 분위기가 엉망이라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메르헨이라면 연상될 밝은 이야기와는 아주 담을쌓은 전개. 전성기(?)의 구룡성채가 이렇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에피소드 1에서는 초반에 술취해 난동을 부리는 취객과 싸우는 사건을 배치하여 시작부터 플레이어의 이목과 집중을 끌려는 의도를 보인다. 이 후 담소를 나누며 약간 고삐를 풀어주었다가 충격적인 사건이나 액션씬을 배치하는 식으로 에피소드 1의 결말까지 플레이어를 손 안에 쥔 양 능숙하게 완급 조절을 하고 있다. 덧붙여 동화시의 정책에 불만을 가진 이가 많은 것을 사무소 앞에 장사진을 친 캐릭터들로 표현하는 식으로, 전개 사이사이에 배경의 표현까지 자연스럽게 아우르는 것을 보면 텔테일의 표현력이 경지에 들어섰다 싶어진다.

 하지만 뒷 에피소드로 살수록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나오면서 에피소드 1에서 받은 좋은 인상이 점점 흐려진다. 특히 에피소드 3과 4는 사건이 연달아 나오며 긴장과 이완이 이어지지만 몰입은 썩 잘되지 못하여 인상이 흐릿하다. 비유하자면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 아니라 구경하고 있는 듯한 느낌에 가깝다. 예고편과 다른 내용이 나오는 낚시나 에피소드간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부분을 고려하면 초기기획과 스토리가 달라진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 그나마 에피소드 5의 전개가 에피소드 1의 초심을 회복해 좌초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용두사미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뻔 했다.

 정리해보면 플레이 타임이 그리 길지 않음에도 중반에 스토리가 탄력을 잃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꽤 괜찮았던 초반을 생각하며 결말까지 진행하면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다. 

 여담으로, 에피소드 3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파트는 텔테일식 선택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어떤 사건이 있고 주인공 빅비는 그 사건이 A방식을 통해서 이뤄진 것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다. 사실 그 사건은 B방식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이를 눈치챈 플레이어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어진 선택지는 'A네/A잖아/A라니까' 중에서만 골라야 하기에 몰입을 할 수 없다. 선택지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음을 너무 경계해 플레이어의 눈치를 과소평가한 것이 아닐까. 몰입을 도와줘야할 선택지 시스템이 되려 플레이어를 밀어내게 된 결과를 낳은 셈이다. 차기작에는 다시 보지 않기를 바라는 현상.


2.시스템

 동화 전반을 소재로 하는 만큼, 캐릭터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주인공이 동화시의 질서를 지키는 보안관이다보니 극 중 조우하는 캐릭터가 다양하며 그들 중 상당수와는 안면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 세계관을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에겐 얘넨 누구길래 친한 척인가 싶은 부분이지만, 플레이 중 열리는 동화사전을 통해 어떤 캐릭터인지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알려주기에 이런 어색함을 상당부분 덜어준다.

 초반부터 액션씬에 QTE(Quick Time Event)가 꼬박꼬박 얼굴을 내민다. QTE는 과용하거나 뜬금 없이 사용되어 몰입을 해치는 주범으린 낙인이 찍힌 시스템이지만, 꼭 써야할 곳에 핀포인트로 쓰면 집중도를 올리는 양날의 검이다. 울프 어몽 어스는 QTE를 제대로 쓴 편이다. '버튼을 누르거나 죽어버리세요' 풍의 극단적인 이지선다가 아니고 액션씬이 뜬금 없이 나오는 경우가 없도록 안배되어 있는데, 이 말인즉슨 실패할 일이 적고 실패해도 피해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 그렇기에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고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오는 선에서 절제한 QTE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다만 QTE를 빙자한 강제 이벤트가 은근히 있는데, 이렇게 사용한 것은 과용으로 보인다.

 텔테일 게임즈의 장기인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세부 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여전하지만 다소 미진하다. 이 시스템은 나의 반응에 따라 상대의 대응이 달라지며 이 것이 차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 뿐만 아니라 스토리의 전개까지 달라지는 것을 강점으로 두고 있기에, 선택이 전개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되지만, 주변 인물보다는 사건위주로 흘러가는 흐름상 영향력이 덜하다.

 포인트 앤 클릭과 인벤토리 시스템이 있지만 의미가 크게 없는 편. 전통적인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이 일종의 퍼즐로서 기능하는 경우는 초반에 두어씬 있었고, 인벤토리는 '없어도 되는 그냥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다.'정도의 위치. 어드벤처의 향수를 느끼라고 남겨둔 것 같은 인상이다만 조사에 추리를 곁들인 부분은 꽤 괜찮았으니 차기작에선 이쪽도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전반적으로 동화사전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시스템은 없었다. 워킹데드에서 구현한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사용법을 개량하려 했다는 인상이다.


3.총평

 그래서 총합 평가는 평범 (총합 평가 기준 : 추천-할만함-평범-...읭?-비추)

 시스템이건 스토리건 일장일단이 있기에 어떻게 봐야할지 좀 고민했다. 스토리는 중반에 무너진 것이, 시스템은 전작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는 탓에 특기할만한 게임은 아니라 생각해서 평범으로 결정. 텔테일의 게임을 안해봤다면 한번쯤 해볼만 하지만 경험자에겐 관심이 있으면 해보고 아님 말고 정도. 텔테일은 요즘 보더랜드와 왕좌의 게임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던데 얘넨 좀 더 나아졌으면 한다.


덧글

  • ㅇㅇ 2017/12/27 16:58 # 삭제 답글

    리뷰 잘봤음 니 리뷰 보고 기대는 안하고 세일하길레 한번 사서 해봤는데 텔테일류 게임을 처음해봐서 그런지 재밌게 했던거 같다. 덕분에 게임 재밌게 했음 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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