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안정기에 들어가있던 OS 시장에 큰 변혁이 예고되었다. 마이크로하드...아니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여름 윈도우 10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몇 가지 발표만으로도 여러 커뮤니티가 술렁거리고 있는 것을 보니 요 몇 년간 삽을 퍼긴 했지만 여전히 마소란 공룡은 건재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반응이 크다고 희망적인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기실, 2천년대 중반부터 마소의 OS 전략은 헛손질이 많았다. XP를 이은 비스타는 초반의 혹평을 넘지 못한채 7의 껍데기를 뒤집어 쓸 때까지 홀대받았고, 태블릿 시대를 맞이해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져본 윈도우8과 윈도우 RT는 각각 비스타의 재래란 평을 받거나 그마저도 받지 못하고 증발했다. 한 때 모바일 시장의 강자였던 윈도우 모바일은 애플이라는 태풍에 흔들리고 안드로이드에 두들겨맞아 무참히 침몰했고, 마소 스스로가 버린 윈도우 폰7을 거처 윈도우 폰8 시대에는 그나마 협력사랍시고 하나 남아있던 노키아를 스스로 인수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윈도우7을 제외하면 히트작을 내지 못한 근 10년간, IT 시장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탄생 및 부각으로 모바일 시장이 PC의 뒤를 잇는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고, OS에 종속되지 않은 웹서비스가 나타났다. 앱스토어와 온라인 광고시장이 정립되어 OS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도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구조 또한 등장했다. PC용 OS시장을 지배하는자가 곧 테크놀러지의 지배자였던 시절은 지나가고 왕좌는 비었다. 이제 마소는 지배자가 아닌 도전자 중 하나가 된 셈이다.
이번 발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윈도우 10의 특징을 간략하게 훝어보자.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제품이 동일한 코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한 플랫폼용 앱을 조금만 손보면 다른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윈도우 폰7이래로 골머리를 썩히던 앱 부족을 타개할 수단이 될 것이다.
UI도 변화가 있었다. 윈도우 폰에서 첫 시도된 모던UI(구 메트로 UI)는 좋은 디자인이라 호평받았으나, 데스크탑 환경인 윈도우 8에서는 기존 UX와 이질감이 심했고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에 윈도우 7까지의 시작메뉴와 모던 UI의 형식을 융합한 형태로 UI를 개편하였고, 윈도우 8 방식의 모던 UI도 사용할 수 있게끔 빼놓지 않았다. 또한 모던앱과 데스크탑앱의 전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대략적으로 보자면 윈도우7과 윈도우폰8, 윈도우8이 합쳐진 형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윈도우 7, 8, 8.1 사용자들에게 초기 1년간 윈도우 10으로 무상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게끔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PC시장에서 빠른 점유율 확대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제 이번 발표 중 중요한 것을 몇 가지 살펴보자. 우선, 해적판 사용자에게도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선언했다. 상술한 1년 내 무상 업그레이드와 조합한다면 폭발적인 판올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안드로이드폰에 윈도우 10을 설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란 이야기도 있다. 샤오미의 Mi4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테스트중이며, 실기가 확인된 모양이다. 이 방식이 성공할지 여부를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성공한다면 가짓수가 부족하다는 윈도우폰의 한계 중 하나를 떨쳐버릴 수 있지 않을까.
이를 종합해보면, 윈도우 10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한 전략을 알려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어차피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오피스를 위시해 기업시장이라는 듬직한 캐시카우가 있다. 상대적으로 불법복제율이 높고 수익율이 낮은 개인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운 방식으로 수익을 얻으려 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제품을 뿌리고 간접적으로 수익을 도모하는 구글의 방식을 상당부분 참고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미 오피스는 오피스365란 이름의 서비스로 개편되었고, 큰 반향은 없었지만 윈도우 스토어도 별 다른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으니 준비는 만반인 셈이다.
마소의 청사진을 그려보자. 정품과 해적판을 가리지 않는 무상 업그레이드를 통해 PC 시장의 쉐어를 1년차 윈도우7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늘린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윈 10용 앱들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전용되며 고질적인 앱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 그와 동시에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구축해둔 하드웨어 들을 이용하여 기기 가짓수 부족도 해결한다. 이런 식으로 쉐어를 늘려나가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강자로 재 포지셔닝하여 왕좌에 복귀한다. 이 전략은 웹에서의 확고한 우위를 기반으로 모바일 OS와 데스크탑 시장까지 석권하겠다는 구글식 전략의 리프레이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소의 노림수가 성공할런지는 모르겠다. 윈도우8이란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윈도우 10은 프리뷰 단계부터 유저 피드백을 착실히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적어도 PC 시장에서는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않을까 점쳐본다. PC와 모바일의 가교도 열심히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PC시장의 성공을 모바일 시장의 성공으로 이끌 '한방'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굳이 모바일 기기에서도 윈도우10을 써야할 필요가 있는가. 이를 설명할 파츠 하나가 빠져있는 것이다. 전략상의 이유로 아직 숨기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한방이 없다면 모바일 시장에서 한 자리 차지하는 것은 다음 제품으로 넘겨야 될 것이며, 그 때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난제가 되어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애플과 구글의 자리는 굳건해질테니 말이다.
어쨌건, 후출사표는 인상적이었다. 마소의 건투를 기대한다.
P.s-마이크로하드소프트와 노키아란 환상의 조합을 올해 내로 볼 수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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